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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기행 : 독서실 총무가 되어서 (3)


  알바기행 : 독서실 총무가 되어서 (3) - 정전에 대하여

  독서실 총무의 일은 관리다. 관리란 즉, 어떠한 상태를 만들어 놓고서 그것을 계속 유지시키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독서실이 유지시켜야 할 상태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학습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환경, 즉 주변의 정숙함과 학생 각각마다 가독성이 극대화되는 조명 등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것들이 깨어지게 되면 크게 곤란해지는데, 그 중 정숙성을 해치는 요소는 지구대를 호출하거나(외부적 자극) 직접 가서 주의를 주면(내부적 자극) 대부분 해결되지만, 조명이 갑자기 꺼질 경우― 즉 전구가 나가거나, 심할 경우 정전이 된다고 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그나마 전자의 경우는 학생에게 양해를 구하고 전등을 바꿔 끼거나 자리를 바꿔 주는 식으로 어느 정도 간단하게 해결이 가능하지만, 한 층 전체가 불이 나가는 정전의 경우에는 빠른 상황 대처를 하지 않으면 크게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까딱하면 고객(학생)들을 모두 떨어져 나가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전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말로 불가항력인 경우- 송전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경우인데, 이 경우는 그저 당황하는 학생들을 빨리 안정시켜서 불이 들어오는 곳으로 옮겨 주거나, 양해를 구하고 전기가 들어올 때까지 잠시 기다리게 하는 정도의 행동이 최선이다. 다만 다른 하나의 경우, 즉 일시적으로 과다하게 전력을 사용해서 차단기가 내려간 경우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 경우에도 일단 해야 할 일은 같다. 당황하는 학생들에게 안내를 통해 불이 켜져 있는 쪽으로 이동하게 조치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 고객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정전이 된 층에서 원인이 되는 것들, 즉 학생들이 멋대로 꽂아 놓은 핸드폰 충전기나, 냉난방기 등을 찾아서 플러그를 모두 뽑은 후 두꺼비집을 확인하여 내려간 차단기를 올리는 것이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능하면 이러한 일을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올바르겠지만, 일단 일어난 경우에는 빠르게 대처하는 게 학생들의 불만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들(도난, 화재 등)을 제외하면 독서실 총무에게 닥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일 중 하나가 이 정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평소에 주의를 기울여서 사고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고의 상책이라는 것은 두 번 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당연하다. 일견 간단해 보이는 독서실 총무의 일이지만, 결코 마음 편하게만 생각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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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은 과연 비판을 대체할 수 있는가?


  최근 일부 개신교도들의 행위(사찰이 무너지게 해 달라는 기도, 이런 믿음은 안 돼, 단군상 훼손)에 의해 개신교도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그런 것들 중 가장 유명한 것이 흔히 말하는 '개독교' 라는 단어일 것이다. 우리 나라의 욕에서 흔히 쓰이는 '개-' 수식어를 이용한 일종의 변형·합성어라 할 수 있는데, 이 단어의 사용이 기독교의 신인 '예수'에 대한 직접적인 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최근 제시되었다.

  * 적어도 기독을 개독으로 부르지는 맙시다. (http://ileshy.net/57)

  위 글의 논지는, '기독'이라는 단어는 'Christ', 즉 그리스도를 한자로 읽은 가차(假借, 단어의 뜻과는 상관없이 발음을 빌려와 해당 외래어를 한자로 표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독'을 '개독'이라 칭하는 것은 그 자체가 기독교의 신인 예수를 욕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이 블로그 메타사이트에 올라온 지 얼마 안 되어, 또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 기독을 개독이라 부르지 말라? (http://idealist.egloos.com/2770296)

  간단히 요약하자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개독교'라는 단어에 '개신교'외의 다른 예수 계열 종교(천주교, 그리스 정교 등)는 포함되지 않으며(개신교도들의 행위를 논하기 위한 단어이므로) 그러한 비난 받을 일을 하는 명분이 '예수의 이름으로' 이므로 다른 사람들이 쓰는 개독교라는 단어에 대해 논할 자격은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확실히 밝히지만 필자는 딱히 기독교나 그 외의 종교와는 상관이 없다. 다만 이후 일련의 사태의 추이를 보며 정말로 아쉬웠던 건 바로 '많은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뀌는 것이 없으니 비난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라는 논리였다. 과연 비난이 비판을 대체할 수 있는가? 필자는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 라고 말할 수 있다. 비판이 논리적이며 정당한 논거를 그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 비난은 보다 감정적이며 듣는 이의 감성에 호소한다. 비판과 달리 듣는 사람 스스로가 인정하고 납득하게 할 수 있는 힘이 비난에는 없다. '저런 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필요가 없다' 라고 넘겨 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난의 대상도 주체도 아닌 제 3자의 시선에서 보면 비난은 오히려 비난의 주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데에 일조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설령 그 비난이 어느 정도 정당한 논거를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간과할 수 없다. 그것은 양자 모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그저 감정의 발산에 지나지 않는 일이다.
  또한 비판이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면 비난은 그조차도 염두에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만큼 비난은 상대방에 대한 인신 공격 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텍스트라는 제한된 표현 방식만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인터넷 상에서는 더더욱 그런 함정에 빠지기 쉽다. '상대도 다른 쪽을 존중하지 않으니 나도 상대를 존중할 필요가 없다'라는 논리는 그다지 올바른 태도라 할 수 없다. 그것은 바꿔 말하면 '자기 자신 또한 존중받을 수 없다' 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비난이 비판을 대신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무언가에 대해 할 말이 있다면 비판을 가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단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이해, 그리고 올바른 논거와 바른 예의가 전제되어 있을 때 비로소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다. 그것을 간과한 채 비판 대신 비난으로 일관한다면 설령 수천번 이상 목소리를 높힌다 해도 결국 아무것도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다. 비난은 비판의 대리도, 후계도 아니다. 무언가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싶다면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전 그것이 비판인지, 비난인지 한번쯤 되짚어 보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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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사용자의 오만, 그리고 편견



  뜨겁다. 싸이월드의 스토리룸 안내문에 일명 '고개숙인 불여우' 로고를 사용했다는 것에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어 싸이월드를 비난하고, 웹표준의 준수와 파이어폭스의 사용을 종용했다. 다만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사파리나 오페라 등에서는 그런 안내문조차 뜨지 않았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파이어폭스가 웹 표준을 완벽하게 준수하는 브라우저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그런 점을 간과한 싸이월드에 대한 비난은 이미 사건의 촛점에서 빗나가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즉 그러한 식의 비난 글을 쓴 일부 사람들의 경우, 문제에 대해서 주의깊게 생각해 보지 않은 채 단지 감정에 이끌려 그러한 글을 썼다고 생각할 수 있다. 어째서일까? 이런 현상은 아마도 '소수 사용자'라는 입장에 근거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확실히 말하자면 그것은 상당 부분 오만, 그리고 편견에 근거하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다수에 맞서는 소수'라는 구도를 좋아한다. 즉 말하자면 심리적으로 '소수'는 상대적으로 약자이며, 그 쪽에 서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자신이 속해 있는 곳을 일종의 절대적 가치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거기에 그럴 듯한 명분이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이런 것은 비단 앞서 말했던 싸이월드와 파이어폭스 유저들의 관계만이 아닌, 여러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 중 하나이다. 좀 더 직접적으로 예를 들자면 태터툴즈 등의 설치형 블로그와 이글루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네이버 블로그에 가지는 심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흔히 '개인 정보의 유출 위험이 있다.' '디자인이 제한적이다' '기능이 부족하다' 등의 이유를 들어 태터툴즈가 네이버 블로그보다 우월하다는 주장(혹은, 그런 식의 심리를 드러내는 글)을 펼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블로그는 어디까지나 '개인'을 드러내는 도구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겨진 내용이지 그 도구의 종류가 무엇인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점을 생각해보면 태터툴즈로 만들어진 블로그가 네이버 블로그보다 우월하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그것은 명백한 오만에 불과한 것이다. '나는 저런 다수의 우민들과는 달라. 나는 좀 더 진보된 도구를 사용하고 있어' 라는 심리가, 거꾸로 역전되어 그 '도구'를 찬양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오만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라! 블로그는 구조적으로 많은 사람들과의 의견의 나눔을 필요로 한다. 쉽게 새로운 포스트를 받아 볼 수 있는 RSS, 서로에게 자신의 의견을 담은 포스트를 붙혀둘 수 있는 트랙백 등이 이것을 반증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 국내 블로거의 70% 이상을 흡수하고 있는 네이버 블로그를 무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거꾸로 생각해보라. 태터툴즈는 분명 네이버 블로그 등에 비하면 소수자에 속하지만, 워드프레스나 무버블타입 등을 사용하는 블로거들 눈으로 본다면, 오히려 다수자 측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앞서 파이어폭스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사실 맥의 사파리나 오페라 등은 그보다 더 소수의 입장에 속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파이어폭스만이 피해자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논점 자체가 잘못된 것이며, 그들이 끈질기게 주장하는 '소수자의 논리' 에서도 이미 벗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단지 스스로에 대한 자격지심에 불과하다.

  편견 또한 이러한 판단을 부채질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가입형 블로그는 광고가 달려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보안에 문제가 있다' …주변에서 여러 번 들어 본 이야기일 것이다. 물론 저런 말들이 전혀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태터툴즈에 광고가 없는 것도 아니다. 사이드바 하단에 떡하니 달려 있는 태터툴즈 로고를 보라. 그것 또한 일종의 광고가 아닌가? 가입형 블로그에 속하는 네이버 블로그에도 비슷한 것이 달려 있지만, 그 크기는 오히려 태터툴즈(기본 스킨 기준)보다도 작다. 태터툴즈는 되고 네이버는 안된다? 물론 이러한 생각을 가지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애시당초 '가입형 블로그' 에 대한 편견이 이러한 생각을 퍼져 나가게 하는 것이다. 특히 그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편견이라면, 당연히 고쳐질 기회 또한 전혀 없다! 바야흐로 편견은 쌓이고 쌓여 일종의 고정관념으로 화하고, 그 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이 그에 관련된 화제, 혹은 논쟁을 보았을 때 어떠한 태도를 취할지는 보지 않아도 너무나 뻔하다. 익스플로러만 해도, 보안 문제가 자꾸 거론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익스플로러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해커들의 주 표적이 된다는 것을 전제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물론 구조상으로 파이어폭스가 익스플로러보다 보안에 우수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익스플로러 뚫기'에 혈안이 된 해커들이 모두 파이어폭스를 노린다면 과연 파이어폭스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까? 거기다 그런 보안 문제에 대한 패치도 그때그때 나오는 상황에서 단순하게 '익스플로러는 보안이 약하다' 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진짜로 커다란 문제가 나왔다면 일찌감치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해 익스플로러가 퇴출되거나, 대체할 브라우저가 나왔을 테니 말이다. 즉 이것도 일종의 편견에 의한 관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웹표준을 지지하거나, 모질라 파이어폭스나 태터툴즈 등을 쓰는 것은 개인 차원의 문제이며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소수자의 입장에도 분명히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으며, 그것이 단지 소수의 의견이기에 그르다, 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소수파에 속하는 것을 사용한다고 해서 다수에 대해 근거 없는 우월감을 가지거나, 다수를 생각 없는 우민들의 집단 쯤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곤란하기 짝이 없는 사상이다. 각각에는 그 나름의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다수가 소수를 깔아뭉갠다고 생각하기 전에 소수가 과연 다수를 인정하고 있는지를 먼저 되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근거 없는 오만과 편견, 이제는 슬슬 벗어나야 할 때도 되었다.


뱀발. 12월 15일 오후 11시 15분에 덧붙힙니다. 이 글의 요지는 '소수 사용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인 오만, 그리고 편견을 경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입니다. 그리고 저는 파이어폭스 사용자이며, 태터툴즈로 블로깅을 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예를 든 것의 '소수' 쪽에 서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 점에서 이 글은 제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글이기도 하며, 그런 '돌아보기 위한'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일종의 화두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본문의 내용을 '파이어폭스는 나쁘다. 단죄할 필요가 있다.' 식으로 해석하신다면 참으로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아래 댓글에서 몇 번이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만, 아무래도 본문 아래에 확실히 명기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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