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다. 싸이월드의 스토리룸 안내문에 일명 '고개숙인 불여우' 로고를 사용했다는 것에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어 싸이월드를 비난하고, 웹표준의 준수와 파이어폭스의 사용을 종용했다. 다만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사파리나 오페라 등에서는 그런 안내문조차 뜨지 않았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파이어폭스가 웹 표준을 완벽하게 준수하는 브라우저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그런 점을 간과한 싸이월드에 대한 비난은 이미 사건의 촛점에서 빗나가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즉 그러한 식의 비난 글을 쓴 일부 사람들의 경우, 문제에 대해서 주의깊게 생각해 보지 않은 채 단지 감정에 이끌려 그러한 글을 썼다고 생각할 수 있다. 어째서일까? 이런 현상은 아마도 '소수 사용자'라는 입장에 근거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확실히 말하자면 그것은 상당 부분 오만, 그리고 편견에 근거하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다수에 맞서는 소수'라는 구도를 좋아한다. 즉 말하자면 심리적으로 '소수'는 상대적으로 약자이며, 그 쪽에 서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자신이 속해 있는 곳을 일종의 절대적 가치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거기에 그럴 듯한 명분이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이런 것은 비단 앞서 말했던 싸이월드와 파이어폭스 유저들의 관계만이 아닌, 여러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 중 하나이다. 좀 더 직접적으로 예를 들자면 태터툴즈 등의 설치형 블로그와 이글루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네이버 블로그에 가지는 심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흔히 '개인 정보의 유출 위험이 있다.' '디자인이 제한적이다' '기능이 부족하다' 등의 이유를 들어 태터툴즈가 네이버 블로그보다 우월하다는 주장(혹은, 그런 식의 심리를 드러내는 글)을 펼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블로그는 어디까지나 '개인'을 드러내는 도구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겨진 내용이지 그 도구의 종류가 무엇인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점을 생각해보면 태터툴즈로 만들어진 블로그가 네이버 블로그보다 우월하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그것은 명백한 오만에 불과한 것이다. '나는 저런 다수의 우민들과는 달라. 나는 좀 더 진보된 도구를 사용하고 있어' 라는 심리가, 거꾸로 역전되어 그 '도구'를 찬양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오만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라! 블로그는 구조적으로 많은 사람들과의 의견의 나눔을 필요로 한다. 쉽게 새로운 포스트를 받아 볼 수 있는 RSS, 서로에게 자신의 의견을 담은 포스트를 붙혀둘 수 있는 트랙백 등이 이것을 반증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 국내 블로거의 70% 이상을 흡수하고 있는 네이버 블로그를 무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거꾸로 생각해보라. 태터툴즈는 분명 네이버 블로그 등에 비하면 소수자에 속하지만, 워드프레스나 무버블타입 등을 사용하는 블로거들 눈으로 본다면, 오히려 다수자 측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앞서 파이어폭스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사실 맥의 사파리나 오페라 등은 그보다 더 소수의 입장에 속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파이어폭스만이 피해자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논점 자체가 잘못된 것이며, 그들이 끈질기게 주장하는 '소수자의 논리' 에서도 이미 벗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단지 스스로에 대한 자격지심에 불과하다.
편견 또한 이러한 판단을 부채질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가입형 블로그는 광고가 달려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보안에 문제가 있다' …주변에서 여러 번 들어 본 이야기일 것이다. 물론 저런 말들이 전혀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태터툴즈에 광고가 없는 것도 아니다. 사이드바 하단에 떡하니 달려 있는 태터툴즈 로고를 보라. 그것 또한 일종의 광고가 아닌가? 가입형 블로그에 속하는 네이버 블로그에도 비슷한 것이 달려 있지만, 그 크기는 오히려 태터툴즈(기본 스킨 기준)보다도 작다. 태터툴즈는 되고 네이버는 안된다? 물론 이러한 생각을 가지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애시당초 '가입형 블로그' 에 대한 편견이 이러한 생각을 퍼져 나가게 하는 것이다. 특히 그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편견이라면, 당연히 고쳐질 기회 또한 전혀 없다! 바야흐로 편견은 쌓이고 쌓여 일종의 고정관념으로 화하고, 그 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이 그에 관련된 화제, 혹은 논쟁을 보았을 때 어떠한 태도를 취할지는 보지 않아도 너무나 뻔하다. 익스플로러만 해도, 보안 문제가 자꾸 거론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익스플로러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해커들의 주 표적이 된다는 것을 전제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물론 구조상으로 파이어폭스가 익스플로러보다 보안에 우수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익스플로러 뚫기'에 혈안이 된 해커들이 모두 파이어폭스를 노린다면 과연 파이어폭스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까? 거기다 그런 보안 문제에 대한 패치도 그때그때 나오는 상황에서 단순하게 '익스플로러는 보안이 약하다' 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진짜로 커다란 문제가 나왔다면 일찌감치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해 익스플로러가 퇴출되거나, 대체할 브라우저가 나왔을 테니 말이다. 즉 이것도 일종의 편견에 의한 관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웹표준을 지지하거나, 모질라 파이어폭스나 태터툴즈 등을 쓰는 것은 개인 차원의 문제이며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소수자의 입장에도 분명히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으며, 그것이 단지 소수의 의견이기에 그르다, 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소수파에 속하는 것을 사용한다고 해서 다수에 대해 근거 없는 우월감을 가지거나, 다수를 생각 없는 우민들의 집단 쯤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곤란하기 짝이 없는 사상이다. 각각에는 그 나름의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다수가 소수를 깔아뭉갠다고 생각하기 전에 소수가 과연 다수를 인정하고 있는지를 먼저 되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근거 없는 오만과 편견, 이제는 슬슬 벗어나야 할 때도 되었다.
뱀발. 12월 15일 오후 11시 15분에 덧붙힙니다. 이 글의 요지는 '소수 사용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인 오만, 그리고 편견을 경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입니다. 그리고 저는 파이어폭스 사용자이며, 태터툴즈로 블로깅을 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예를 든 것의 '소수' 쪽에 서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 점에서 이 글은 제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글이기도 하며, 그런 '돌아보기 위한'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일종의 화두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본문의 내용을 '파이어폭스는 나쁘다. 단죄할 필요가 있다.' 식으로 해석하신다면 참으로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아래 댓글에서 몇 번이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만, 아무래도 본문 아래에 확실히 명기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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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DP의 ★ 볼일 없는 블로그
2006/11/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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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블로거라는 표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 표현 자체는 '블로그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일 뿐입니다만 은연중에 그 안에는 '블로그를 사용하는 특별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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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日常茶飯事
2006/12/1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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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FireFox를 쓰는 이유라는 글을 보고 끄적이게 된다. 나는 Internet Explorer(이하 IE)를 주로 쓴다. 아니 내가 쓰는 노트북에는 FireFox(이하 FF)는 설치조차 되어 있지 않다. 몇몇 주변의 컴공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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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是非雑文**
2006/12/15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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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언제부터였을까. 블로그 스피어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던 것인지 아닌지야 가물거리지만 불여우/구글이 추앙받기 시작하고 그것이 [웹에서 뭐 좀 있는 척]하는 데에 가장 큰 요소로 꼽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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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또 다른 세계로의 도전
2006/12/15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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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자면 평소에 쓰던 비누보다 값도 싸고 질 좋은 비누를 발견했다.
당연히 기분이 좋아서 전에 사용하던 비누보다 값도 싸고 쓸만하다고 남들에게 말할 수 있을것이다.
그런 BUZZ를 ..
질문 : '오덕후'는 알겠는데, 그 앞에 붙은 '막장'은 잘 모르겠네요. '막장'이 뭔가요? 순대 찍어먹는 그 '막장'인가요?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 '오덕후'라는 용어를 쓰는 사람이 그들이 말하는 '오덕후'들의 블로그를 링크해 놓고, "이 놈들 어떻게 싹 쓸어버리지 못하나" 하는 식으로 쓴 글을 모아둔 블로그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글이나, 블로그나, 댓글을 볼 때마다 '도대체 왜 저러나'하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덧 : 그나저나 프로 게이머는 여자들에게 인기있지 않나요? ^^;
안녕하세요. 방문 감사드립니다. :)
막장이라 함은 말 그대로 '(인생의) 막다른 곳'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말씀하신 현상 또한 상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관념화되어 고정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에 열광하며 자기 개발적인 일은 아예 포기한 채 그저 소비적인 행위에 탐닉하며 비정상적인 생각과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 이런 게 바로 현재 국내에서 '오덕후'라는 말에 깔린 이미지니까요. 물론 게임을 하는 사람들 전체가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만, 그러한 이미지가 일종의 편견처럼 달라붙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프로 게이머는 그 자체가 이미 '직업'인 만큼, 사실상 일종의 엔터테이너라고 봐도 좋겠습니다. 사회인이라는 전제가 먼저 깔려 있으니까요.
아하, '막장'이라는 단어가 광산에서 나온 것이었군요.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오덕후'라는 단어에는 전혀 생산적이지 못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들어가 있습니다. (원래 단어인 '오타쿠'보다도 더 심하려나…)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는 일부 사람들이 '오덕후'들에 대해 비정상적인 수준의 반응을 보이는 것을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글에 있는 링크를 따라가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 상당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만화/애니메이션 계통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나 단순히 애니메이션 리뷰를 올리는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 사람들이 단순히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그것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싸잡아 '오타쿠', 혹은 '오덕후'라고 부르며 조롱과 증오와 분노가 섞인 글을 남깁니다.
조롱까지는 사회의 부정적인 편견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증오와 분노는 단순히 편견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들은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요?
덧 : 게임 쪽은 그런 이미지가 덜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게임은 대중화가 많이 된 것이 주된 이유인 것 같군요.
아마 그런 사람들 중 '애호를 넘어 일본 문화에 대한 무분별한 찬양'의 태도를 보이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만, 저도 그 점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네요. 어째서일지… 그래도 확실히 게임은 조금 덜하긴 합니다. 무엇보다 스타크래프트나 리니지 등의 온라인 게임이 대중화되어 있기 때문이겠지요. (물론 그렇게 말한다면 살아가며 만화책 한 번 보지 않는 사람은 없을 테니 이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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